취임 9개월 만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처음 내뱉은 말은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바로 행동해야 합니다”였다. 이 말을 누구보다 빠르게 귀담아 듣고 바로 적용한 곳은 IT업계다. IT업계는 온통 ‘그린’을 외치며 그린IT를 거세게 도입하고 있다. 미래 산업에서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그들 스스로의 자중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그린은 거대한 하나의 열풍처럼 자리 잡았다.
지난 2004년 개봉한 영하 ‘투모로우’는 그동안 산업중심으로 발전시켰던 그로 인해 발생했던 지구온난화의 참상을 영상으로 생생하게 보여줬다. 지금과 같은 저효율 고소비 구조의 에너지 활용이라면 영화와 같은 내용이 머지않아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비단 영화에서 뿐만이 아니다. 현실에서도 에너지 절감 정책에 대한 주장은 늘 확고하다.
지식경제부가 4월 4일 공개한 ‘2007년 에너지 소비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01년 에너비소비량은 198.4(단위. 백만. TOE)에서 지난해인 2007년의 소비량은 239.5로 꾸준히 늘어났다. 이 수치는 경제성장에 따라 영향 받는 에너지 소비량에 대한 데이터로 이 둘 간의 차이는 2001년 0.1에서 2007년에는 3.6으로 성장이 빨라질수록 크게 벌어졌다.
산업전반에서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관련된 산업 또한 함께 성장해야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이 제품위주 성장은 경쟁력이 뒤진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지하자원을 가공해 에너지로 변화시켜야 하며, 동시에 지구의 온난화에 영향을 주는 이산화탄소 수치 또한 늘어난다.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기에 많은 문제로 이어진다.
이를 막기 위해 전 세계 국가는 2012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수준에서 5%로 줄이자는 기후협약을 발효시켰다. 하지만 이를 지키기까지의 길은 쉽지 않다.
특히 한국은 2000년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세계 9위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주력 산업의 한 가지인 자동차의 경우 자동차협회가 1999년 EU와 CO₂ 감축 협정을 맺음으로써 유럽 수출용 자동차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9년까지 140g/km로 과감히 줄여야 수출이 가능하다.
또한, 기후협약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이 많을 경우 배출권을 사야하고, 적을 경우 배출권을 할 수도 있다. 즉 에너지 소비 효율은 비용의 부담 혹은 절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자업계도 에너지 효율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는 없다. 화석에너지를 바로 에너지로 변환시킬 수 없는 전자장비는 무조건 변환된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또한 사후 처리 과정에서도 엄청난 폐기물을 만들어 다중의 오염을 발생시킨다.
그렇다면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찾아보면, 여름철 냉방용으로 사용하는 에어컨을 26도에서 28도로 낮출 경우 나무 35그루를 심는 효과와 맞먹으며, 에너지 효율 3등급의 냉장고를 1등급으로 바꿀 경우 25그루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백열등을 형광등으로 교체할 경우 나무 9그루를 PC사용자면 반드시 써야 하는 PC모니터를 일반형에서 절전형으로 바꿀 경우 나무 36그루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절전효율이 높은 PC용 부품을 사용할 경우 예로 에너지 소비가 큰 65나노 CPU를 저 전력의 45나노 CPU로 교체하면 냉장고의 전력 소모와 맞먹는 양의 절전 효과도 가능하다.
이처럼 생활 속에서 절전효율이 높은 기기로의 교체 혹은 작은 습관만으로도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으며, 결국 자원 낭비 또한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사람과 환경 모두에 영향을 주는 중금속 함유량까지 낮추는 RoHS가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면서 전자제품 전반에서 그린열풍이 하나의 경쟁력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 중금속 함유량 적어진 CPU, 45나노에서 만든다 = IT업계 전반에서도 경쟁력의 상징이 되고 있는 친환경 그린 IT. 특히 최근 들어 고유가시대와 맞물리면서 제품 생산부터 사용 그리고 폐기까지 3단계에 해당하는 전 과정까지 주목받기 시작했다.
에너지 효율등급이라는 노란색 스티커는 냉장고와 자동차 그리고 대형 가전기기에 부착되어 일찍이 절전을 표면화 시켰으나 IT기기는 그동안 비교적 자유로웠다. 특히 소모전력 100와트를 거뜬히 육박하는 고성능 CPU는 대표적인 고소비 전자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성능 = 소비전력’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에너지 효율에 대해서는 무지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공식이 빠르게 변화했다.
‘친환경 = 경쟁력 = 효율’로 변화하면서 가능하면 적은 전력 소모량 대비 고성능 지향의 제품이 각광받는 분위기가 성립된 것. 최근 IT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45나노 공정 CPU는 더 적어진 미세공정에서 제조되며, 하이_k 메탈게이트와 같은 신 금속물질 사용으로 인해 소모 전력을 낮췄다.
동시에 발열까지 줄어들어 고성능 PC에서 문제화 되던 소음까지 한 번에 해결되면서 45나노 공정으로 인해 발생되는 시너지 효과는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추세.
무엇보다 주목받는 것은 45나노 공정에서 제조된 IT기기의 놀라울 정도로 낮은 소모 전력이다. 최근 인텔이 내놓은 인텔 센트리노 아톰 프로세서의 경우 45나노 공정에서 제조되며 3와트 미만의 소모 전략을 가진 세계에서 가장 빠른 프로세서로 기록됐다. 일반적인 랩톱이 평균 35와트 수준인데 비해 이번 제품은 3와트 미만으로 팬 없이 동작시킬 수 있을 정도로 발열 또한 낮다.
공정뿐만이 아니다. 45나노 공정이 각광받는 또 다른 이유는 45나노 기술에서 제조된 제품이 바로 친환경 제품이라는 것이다. 전자제품의 설계에서 납은 칩을 패키지에 부착시키는 패키징과 범핑 등 다양한 공정에서 사용된다. 바로 45나노 공정에서 제조된 CPU에는 중금속인 납이 사용되지 않았으며, 제조 과정에서 발생되는 원료를 재활용 하는 등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집약돼있다.
물론 중금속인 납 한 가지 만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친환경이 되는 것은 아니다.
향후 45나노 제품에는 중금속인 할로겐까지 없앨 거라는 인텔측의 발표에 따라 친환경 기업의 이미지를 확고히 쌓아가고 있다. 인텔의 이 같은 행보는 전 IT업계를 자극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CPU 업계는 물론 저장장치 그리고 주기판 제조 심지어 키보드와 마우스와 같은 기기에 까지 친환경 제품이 각광받고 있어 IT업계 전반에서 ‘친환경 = 경쟁력’이라는 공식은 지켜야 할 필수적인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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