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이 끝을 모르고 추락한 가운데, PC의 메모리 용량을 늘리려는 사용자들이 점차 늘고있다. 속도 경쟁에 빠진 CPU와 달리 메모리는 용량이 성능의 척도를 좌우한다. 이로 인해 메모리를 최대한 늘려 성능의 향상을 꾀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지난 27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와 삼성전자는 메모리 출하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내용인즉슨, 2GB 및 3GB 메모리를 탑재한 PC의 출하량이 50%를 넘어서 1GB 및 512MB 메모리 탑재 PC의 출하 규모를 앞질렀다는 것.
이러한 결과를 확인시키듯, 최근 국내외 PC 업체들은 3GB 또는 4GB의 메인 메모리를 탑재한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고 발 빠르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제조사를 통해 출시된 2GB DDR2 메모리
◇윈도우 비스타와 함께 시작된 메모리 대용량화 = 지난해 출시된 윈도우 비스타는 다양하고 화려한 기능으로 차세대 운영체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하지만 이를 100% 활용하기 위한 권장 사양이 다소 높아져, 일각에서는 메모리 가격의 폭락과 윈도우 비스타의 출시를 PC 업그레이드를 부추기는 주원인으로 손꼽았다.
그 때문일까, 2GB 메모리는 윈도우 비스타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시장의 주류로 떠올랐다. 이전까지 1GB 메인 메모리를 탑재한 제품이 주를 이뤘던 점을 생각한다면, 새로운 운영체제의 출시로 하드웨어의 질적인 수준이 상당히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최근들어 고화질 동영상 콘텐츠와 멀티태스킹, 그리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기 위해 2GB를 넘어 3~4GB로 메모리 용량을 확장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1GB 2개보다는 2GB 하나로…비트크로스! = 1GB 메모리 2개를 장착해서 2GB 용량으로 듀얼 채널을 구성하는 조합은 현재 PC시장에서 가장 일반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던 1GB 메모리의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이는 1GB 메모리보다 2GB 메모리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1GB 메모리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다.
결과적으로 현시점에서 1GB 메모리 2개를 구입하는 가격이 2GB 메모리 1개를 구입하는 가격보다 비싸진 셈. 이를 두고 반도체 시장에서는 ‘비트크로스’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한다.
※비트 크로스(Bit Cross)란 반도체 시장에서 최신 제품의 가격이 이전 주력 제품의 가격을 따라잡아, 제품의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때로는 신제품이 기존 제품을 제치고 범용화되는 계기로 해석하기도 한다.
메모리 용량별 판매량 변화(11월→12월→1월 25일)
올 들어 비트크로스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실제 판매추이 역시 1GB 메모리 대신 2GB 메모리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11월에는 6%에 불과했던 2GB 메모리 판매량이 1월에는 25%까지 증가했다.
이에 대해 용산 전자상가 오프라인 쇼핑몰 제이테크의 차정민 실장은 “현재 1GB 메모리 2개보다 2GB 메모리 1개를 구입하는 가격이 더 싸다는 것은 소비자들도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라며, “저렴해진 가격, 그리고 향후 메모리 용량 업그레이드에 대한 귀차니즘 때문에 아예 4GB 메모리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춰 국내외 메모리 제조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2GB 메모리를 출시하고 있으며, 이들 모두 단순히 용량을 늘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동작 클럭과 속도를 향상시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다익선’ 아니죠~ ‘과유불급’ 맞습니다! = 메모리의 용량이 늘수록 PC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사실, 하지만 PC 메모리는 용량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일례로 윈도우XP(32비트)의 스펙에 나타난 자료에 따르면 최대 4GB의 메모리를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실제로 4GB 메모리를 장착한 경우, 시스템상으로 3.25GB의 메모리만 인식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32비트 메모리 어드레스의 태생적인 한계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시스템에 우선 할당된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용량 3.25GB만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운영체제를 모두 64비트로 전환해야 한다. 최근 출시되는 하드웨어는 이미 64비트를 지원하고 있으며, 64비트 운영체제 역시 다양하게 존재한다.
또, 운영체제를 비롯해 각종 애플리케이션은 일정 이상의 메모리 용량만 충족되면 메모리의 양이 늘어나더라도 성능의 향상이 미미하며, 오히려 성능이 낮게 나오기도 한다. 이 때문에 PC 메모리는 ‘다다익선’이라는 말보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가장 알맞은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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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GB 이상의 메모리 십분 활용하기! = 너무 과해도 나쁘고, 심지어 운영체제에서 3.25GB 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굳이 3GB 이상의 메모리를 구입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램디스크로 유휴 메모리를 십분 활용해보자
PC의 운영체제와 각종 애플리케이션은 일정 수준의 메모리 용량을 갖추면 더이상 추가 메모리를 요구하지 않는다. 따라서 3~4GB의 메모리를 장착하더라도 이를 100% 활용하는 일은 많지 않다는 것.
운영체제와 각종 애플리케이션이 사용하고 남은 메모리를 시스템의 성능과 실행속도를 향상 시키는데 사용할 수 있다. 유휴 메모리를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 가운데 메모리(RAM)의 일부를 하드디스크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램디스크’를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램디스크 설정을 통해 익스플로러의 임시 폴더나, 윈도우즈 TEMP 폴더 등 임시 저장소로 지정해 시스템 성능의 향상을 이끌어내고, 불필요한 임시 파일의 정리도 한결 쉬워진다. 이는 전원이 차단되면 데이터가 소실되는 휘발성 메모리의 단점이자, 특성을 잘 반영한 활용법이다.
하지만 램디스크를 익스플로러의 임시 폴더나, 윈도우즈 TEMP 폴더 등 임시 저장소로 지정해 시스템 성능의 향상을 이끌어내고, 불필요한 임시 파일은 전원이 차단되면 자연스럽게 삭제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램디스크를 설정한다고 해도 32비트 시스템의 한계로 4GB 모두를 사용할 수 는 없지만, 소비자들은 “유휴 메모리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한발 앞서 미래를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4GB 메모리를 선택한다”고 대용량 메모리 구입 배경을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저렴한 가격과 대용량 메모리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바야흐로 PC 메모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어느덧 성큼 다가온 2GB 메모리도 머지않아 판매시장의 주류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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